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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직업교육 이야기

하루를 위해 공부하는 우리나라

중고등학교때 학교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어느정도 될까요?

저는 학교때 공부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플레밍의 왼손법칙을 외우면서,시험때 손을 뒤집어가며 방향을 맞춰보는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재밌었고,신기했습니다.지리시간에 배운 높새바람의 원리도 정말 신기했습니다.동해안쪽에서 넘어온 공기가 온도가 낮아지면서 비를 뿌리고,산을 내려올때 온도가 높아져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내용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런데,얼마전에 한 직장 동료에게 그런 얘기를 하니 저더러 참 독특하다면서,자신은 학교에서 공부를 배우는게 너무 지루하고,왜 이런걸 배우나 생각했다고 했습니다.그 이야기를 듣고보니,직업흥미검사를 하면 탐구형이 나오는 저같은 유형들은 학교 공부가 재밌었겠지만,다른 강점을 가진 아이들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성향은 매우 다양합니다.진로탐색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홀랜드검사만 해도 6가지 유형으로 진로특성을 나누고있습니다.그렇다면,공교육도 이러한 다양한 흥미를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흥미를 발견할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야 합니다.그래야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우리나라 교육은 많은 부분이 획일화되어 있고,특정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사람들만 좋은 결과를 낼수 있는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뭔가 다른 것을 해보고싶다고 하면 '대학가서 해!'라고 말합니다.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전체를 다합친 12년 동안 그 과정을 즐기기보단 대학을 가기위해 관문인 수학능력시험 하루만을 바라보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재능을 지닌 많은 학생들은 좌절감을 경험하기도 하고,학교의 시스템을 견디지 못해 학교밖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합니다.어떤 청소년들은 그런 대안을 찾지못해 자살을 선택하기도하고,일부는 학교에 그대로 있으면서 그 스트레스를 학교폭력이란 형태로 푸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영상을 업로드할 일이 생겨서,유투브 같은 영상공유사이트인 vimeo에 들어가봤습니다.청소년복지분야 일을 하기때문에,혹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올린 내용도 있을까 해서 ‘korean Highschool'을 검색해봤습니다.그러다,Kelley Katzenmeyer란 미국학생이 만든 한국 고등학생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이 미국학생은,한국에서 온 친구에게서 한국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관심을 갖게 되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Kelley Katzenmeyer이 만든 다큐멘터리가 있는 koreanhighschool.com 이란 페이지에 가면 영상소개글이 있는데,그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November 10th, 2011, thousands of high school seniors will take a nine hour test that for many, will determine their economic and social status for the rest of their lives."

'그들의 남은 삶동안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결정할 시험을 치른다는'이 표현이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반영하고 있는듯해서 참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그리고 최근에는,고3 교실에서 교과서가 아닌,EBS교재로 수업을 한다는 기사도 접했습니다.교육부에서 EBS교재에서 수능이 나온다고 하니 그렇게 수업을 바꾼 것이겠단 생각이 들면서 다시 한번 씁쓸해졌습니다.학교 교실에서 교과서를 내놓으면 수업과 상관없는 교재를 내놓았다고 벌점을 받는다고 합니다.

공부하는 재미를 잃게 하고,다양한 아이들을 껴안지 못하고,수능이라는 결승점만 향해 달려가도록 하는 교육방식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대학에 간다고 어떤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수 있을까요?그렇지 못하니까,학생들은 다시 반수를 하고,진로고민을 하고,전과를 하고 그러는 것은 아닐까요?

Documentary on Korean High School


이미지 출처: http://www.koreanhighschool.com/